술을 끊었으니 지방간은 안심이라는 판단은 지금 진단 기준과 어긋나요. 국내 성인의 24.1%가 가진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오히려 음주량이 적은 쪽에 붙는 이름이에요. 은퇴 뒤 첫 검진에서 이 소견을 들었다면 술잔보다 검진표의 다른 칸을 먼저 봐야 해요.
비알코올성에서 대사이상으로 바뀐 이름
이 질환은 예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으로 불렸어요. 대한간학회 자료를 보면 비알코올이라는 말이 원인을 제대로 담지 못해 환자가 병을 이해하기 어렵고, 의료진도 음주에 무게를 두다 보면 심장대사 위험인자 교정을 상대적으로 덜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명칭을 바꾼 이유로 꼽혀요.
술을 완전히 끊어야만 이 이름이 붙는 건 아니에요. 하루 순알코올 섭취가 남성 30g 여성 20g 이상으로 올라가면 대사이상 알코올 연관 지방간질환으로 따로 나뉘어요. 그 아래에서는 술을 줄였든 끊었든 대사이상 쪽으로 분류돼요.
위험인자 다섯 가지 중 하나면 붙는 조건
진단은 간에 지방이 쌓여 있으면서 심장대사 위험인자를 하나 이상 가진 경우에 붙어요. 대한간학회 기준으로 위험인자는 체질량지수 23kg/㎡ 이상이거나 허리둘레가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인 경우, 혈압 130/85mmHg 이상, 공복혈당 100mg/dL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낮은 HDL 콜레스테롤 다섯 가지예요. 약을 먹으며 관리 중인 항목도 해당돼요.
그럼 다섯 개를 다 채워야 진단이 붙을까요? 하나만 걸려도 성립해요. 검진표에서 표시할 칸이 생각보다 여럿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네 가지 습관의 실천 기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본 습관은 네 가지예요. 신체활동은 중등도로 주 150분 이상이거나 고강도로 주 75분 이상, 수면은 하루 평균 7~9시간, 비흡연은 조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예요.
식생활만 기준이 까다로워요. 한국인 식생활평가지수가 상위 33.3%에 들어야 하는데, 이 지수는 여러 항목 점수를 합산한 뒤 조사 참여자 분포 안에서 순위를 매긴 값이라 집에서 내 등수까지 내보기는 어려워요. 대신 한 주 식단을 적어 두고 채소와 통곡물이 매끼 들어갔는지, 단 음료가 빠졌는지 정도는 스스로 셀 수 있어요.
세 개부터 벌어지는 28.6% 차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80세 23,111명 자료를 보면, 습관을 0~1개 지킨 집단과 견줘 2개 집단은 17.5%, 3~4개 집단은 28.6% 낮았어요. 개수가 늘수록 폭이 커지는 모양이에요.
조합별 결과가 순서를 정하는 데 더 쓸모 있어요. 식생활과 신체활동과 비흡연을 함께 지킨 집단에서 약 32%로 차이가 가장 컸어요. 수면이 빠진 조합이 가장 뚜렷했다면, 시간을 어디에 먼저 쓸지는 정해지지 않나요? 다만 이 분석은 관련성을 확인한 연구라 습관을 지키면 지방간이 반드시 예방된다는 뜻까지는 아니에요.
검진표부터 펴고 순서 정하기
먼저 검진표를 펴고 위험인자 다섯 가지 중 몇 개가 걸렸는지 표시해요. 그다음 네 가지 습관 가운데 지키지 못한 항목을 적고, 식생활과 신체활동과 비흡연에 빈 곳이 있으면 거기부터 채우세요. 수면은 그 뒤에 봐도 늦지 않아요.
은퇴 뒤에는 출퇴근이 사라지면서 하루 걷는 양이 한 번에 줄어요. 점심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으니 끼니 사이에 간식이 끼어들기 쉬워요. 네 가지 중 신체활동과 식생활이 같은 시기에 함께 빠져나가는 구조라서, 이 두 가지를 앞순위에 두는 편이 맞아요.
물건은 순서가 정해진 다음에 사야 쓸모가 있어요. 운동이 비었다면 주 150분을 집에서 채울 실내 자전거나 탄력밴드, 식사가 비었다면 잡곡과 손질 채소가 먼저예요. 수면용품은 마지막 칸에 둬요.
남는 문제는 식생활 기준이에요. 상위 33.3%에 내가 드는지는 조사 자료 안에서만 가려지는 값이라, 다음 검진 때 간 수치와 허리둘레 변화를 놓고 거꾸로 맞춰보는 수밖에 없어요. 간 수치가 이미 올라 있거나 섬유화 검사를 권유받았다면 약물과 추가 검사 여부는 소화기내과에서 확인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