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종이팩 분리배출 지침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마감됐어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행정예고한 개정안의 핵심은 종이팩을 종이류의 세부 품목에서 떼어 별도 품목으로 올리는 거예요. 이미 이달부터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에서는 자율 시행이 시작됐고, 의무화는 2027년 1월로 잡혀 있어요.
우유팩을 폐지함에 넣으면서 찜찜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종이팩 안쪽에는 액체가 새지 않도록 비닐 코팅이 덧대져 있어서 일반 폐지와 같은 공정으로는 잘 풀리지 않거든요. 폐지에 섞여 나간 종이팩은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쪽으로 빠지는 일이 많아요.
다 마신 직후
순서는 비우기, 헹구기, 펼치거나 누르기 세 단계예요. 뚜껑과 빨대가 달린 팩이라면 먼저 떼어 내세요.
헹굼은 마신 그 자리에서 하는 편이 빨라요. 물을 조금 붓고 흔들어 버리면 금방 끝나요. 하루쯤 지나 우유가 안쪽에 말라붙으면 물만으로는 잘 안 지워져서 닦는 시간이 더 걸려요.
냉장 팩과 상온 팩
개정 지침은 종이팩을 일반팩과 멸균팩으로 나눴어요. 마트 냉장 코너에 있던 우유팩이 일반팩이고, 상온 진열대에 놓여 있던 두유팩이나 주스팩처럼 안쪽에 알루미늄박이 들어간 팩이 멸균팩이에요. 모양만 보고 고르면 헷갈릴 때가 있어요. 기준은 안쪽 색이에요. 팩을 펼쳤을 때 안쪽이 은색이면 멸균팩으로 보면 돼요.
굳이 나눠야 할까요? 한 제지업체는 수거물에 멸균팩이 15% 넘게 섞이면 화장지 원료로 쓰기 어렵다고 밝힌 적이 있어요. 멸균팩은 이미 한 해 종이팩 출고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요. 두유를 매일 마시는 집에서 두 가지를 한 봉투에 담으면 그 기준선은 쉽게 넘어가요.
말리지 않고 내놓기
아파트 게시판이나 예전 안내문에는 바짝 말려서 내놓으라는 문구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개정 지침에서는 이 규정이 빠졌어요.
베란다에 며칠씩 펼쳐 두면 남은 물기에서 냄새가 나고 날벌레가 꼬이기도 해서, 말리는 단계 때문에 팩이 쌓이다가 결국 종량제봉투로 들어가는 일이 생겨요. 헹군 뒤 물기만 털어 내고 펼치거나 납작하게 눌러서 바로 넣으면 충분해요.
전용 수거함이 없는 단지
자율 시행 대상은 300세대 이상이거나 승강기가 있는 150세대 이상인 공동주택이에요. 대상 단지인데도 수거함이 아직 없는 곳이 적지 않아요. 이럴 때는 관리사무소에 종이팩 전용 봉투를 받을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정부가 지자체를 통해 미리 나눠 준 전용 봉투가 있거든요.
한 가지 더 물어볼 게 있어요. 따로 모은 팩이 수거업체 트럭에서 다시 폐지와 합쳐지는지 여부예요. 단지마다 수거 계약이 달라서 이 부분은 저도 일반화해 말하기 어려워요. 단독주택과 빌라는 이번 대상에서 빠져 있으니, 종전처럼 동 주민센터의 우유팩 교환 창구를 이용하면 돼요. 교환 기준은 동마다 달라서 가기 전에 전화로 확인해 두면 헛걸음을 줄일 수 있어요.
1월 의무화 뒤 과태료 10만원
의무화 전 자율 시행 기간에는 섞어 버려도 과태료가 없어요. 의무화 이후에도 곧바로 부과되는 건 아니고, 각 지자체가 폐기물 관리 조례를 먼저 고쳐야 해요. 조례가 갖춰지면 시행령 기준에 따라 1차 적발 10만원, 3차 적발 30만원이 적용될 수 있어요.
따로 버리는 수고가 얼마나 차이를 만들까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2024년 집계를 거꾸로 따라가 보면 출고량 7만5847톤 가운데 재활용된 양은 1만612톤이에요. 직접 나눠 보니 약 14%, 무게로 따지면 일곱 팩 중 한 팩꼴이었어요. 다만 이 비율은 출고량을 분모로 둔 값이라 가정에서 실제로 배출된 양을 기준으로 하면 달라질 수 있어요.
남은 건 확정된 문구예요. 의견 수렴을 거친 개정안이 어떤 내용으로 고시될지, 우리 동네 조례에 과태료가 언제 얼마로 들어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