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협약을 따르는 국제선에서는 캐리어가 안 나와도 곧바로 분실로 처리되지 않아요. 항공사가 21일 안에 찾지 못하거나 분실을 인정해야 그때부터 가방 값 배상을 따지거든요. 그 전까지는 지연 수하물이라서 청구할 수 있는 돈도 현지에서 쓴 생필품 구입비 쪽이에요. 단계마다 받을 수 있는 돈과 필요한 서류가 다르니 순서대로 정리해 볼게요.
수취대를 떠나기 전 30분
벨트가 멈췄는데 내 가방이 없다면 출구로 나가지 말고 수하물 사고 데스크부터 찾으세요. 여기서 쓰는 서류가 PIR이라 부르는 수하물 사고 보고서예요. 이후 청구는 이 서류의 파일 번호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본이나 사진을 꼭 받아 둬야 해요. 숙소 주소와 머무는 날짜까지 적어 두면 짐을 찾았을 때 배송받을 곳도 함께 정리돼요.
환승 여정이라면 창구가 헷갈릴 수 있어요. 대한항공은 마지막으로 실제 탑승한 항공사에 신고해야 추적이 정확하다고 안내해요. 출발할 때 짐을 맡긴 항공사와 마지막 구간을 운항한 항공사가 다르다면 도착지에서 찾아갈 곳은 뒤쪽 항공사 데스크예요.
도착지가 집이면 빠지는 생필품비
지연 기간에 산 칫솔, 속옷, 갈아입을 옷은 영수증이 있어야 청구가 돼요. 타이항공은 수하물을 받은 뒤 21일 안에 PIR과 모든 영수증을 붙인 서면 청구를 요구하고, 실제로 쓴 돈만 돌려줘요. 카드 결제 문자만으로도 통과될까요? 품목이 안 보이는 결제 내역은 다툼거리가 되기 쉬우니 종이 영수증을 받아 사진으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해요.
실제로 해보면 안 맞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아시아나항공은 일용품 구입비를 1인당 1회 지급할 수 있다고 하면서 도착지가 거주지인 승객은 제외해요. 대한항공도 도착지에 연고가 없는 승객에게 1회에 한해 50달러 상당을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어요. 귀국편이 인천에 내렸는데 짐이 없다면 이 항목은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에요. 생필품비 상한을 공개하지 않는 항공사도 있어서, 큰돈을 쓰기 전에 데스크 직원에게 한도를 먼저 물어보세요.
21일이 지나면 바뀌는 청구 항목
지연이 21일을 넘기면 여기서부터는 분실 배상이에요. 몬트리올 협약의 수하물 한도는 2024년 12월 28일부터 승객 1인당 1,519 SDR로 올라갔어요. SDR은 IMF가 정하는 통화 단위라 원화 금액이 매일 바뀌어요. 1 SDR이 1.36달러 안팎인 수준으로 어림하면 약 2,070달러인데, 달러 환율까지 한 번 더 거치는 계산이라 원화 금액은 청구 시점 환율로 다시 따져야 해요.
한도가 곧 받는 돈은 아니에요. 가방과 내용물의 실제 가치를 증명한 만큼만 받고, 이미 받은 생필품 환급액을 최종 배상에서 빼는 항공사도 있거든요. 노트북, 현금, 귀금속처럼 위탁하지 말라고 안내된 물건은 배상에서 아예 제외되기도 해요. 출국 전 짐을 싸면서 캐리어 안을 사진 몇 장 찍어 두면 나중에 분실 목록을 쓸 때 가장 쓸모 있는 근거가 돼요. 여행자보험의 휴대품 손해 보장을 함께 청구할 생각이라면 항공사 배상액을 빼고 지급하는지 약관에서 확인해 두세요.
귀국 후 항공사와 소비자원에 순서대로 넣기
항공사가 답을 미루면 피해구제신청서를 항공사에 먼저 내면 돼요. 항공사업법에 따라 항공사는 접수 후 14일 안에 결과를 알려야 하고, 조사가 길어지면 60일까지 늘어날 수 있어요. 결과가 납득되지 않으면 소비자24나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는 순서예요.
분실 다툼은 얼마나 흔할까요? 한국소비자원에 2025년 접수된 항공 여객 운송 피해구제 3,201건 가운데 수하물 관련은 131건이었고, 그중 103건이 파손이었어요. 파손을 뺀 나머지는 28건뿐이에요. 대부분 공항 데스크와 항공사 단계에서 끝난다는 뜻이니, 첫날 받은 PIR 한 장이 결과를 가장 크게 좌우해요.
여기까지는 몬트리올 협약이 적용되는 국제선 기준이에요. 국내선은 상법과 항공사 국내선 약관을 따라 한도 계산 방식이 달라서, 김포에서 제주 같은 노선이라면 탑승한 항공사 홈페이지의 수하물 보상 기준부터 확인하세요.

